TL;DR (3줄)
- 2024년은 “크게 성과를 낸 해”라기보다,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쌓은 해였다.
- 프로그라피와 1인 앱 라디(Life Designer)를 통해 “만드는 것”보다 문제 정의 → 해결의 감각을 배웠다.
- 두런두런 운영과 GDGoC 활동을 하며, 조직은 완벽함이 아니라 공유·신뢰·목표/문화로 굴러간다는 걸 체득했다.
1) 배경: 학교 밖으로 나간 이유
2023년은 개발이라는 세계를 학교 안에서 처음 만난 해였다. 그리고 2024년은 그 세계를 학교 밖으로 가져가 실제로 부딪혀 본 해였다.
2023년에 멋쟁이사자처럼에서 다양한 직군과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 경험은 곧 “좀 더 실무적이고, 더 진짜에 가까운 환경에서 성장해보고 싶다”는 갈증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2024년에는 의도적으로 더 큰 판으로 나갔다. 커뮤니티에 들어가고, 프로젝트를 하고, 조직을 만들고 운영하고, 혼자 제품을 만들어 실제 사용자와 시장까지 만나보는 쪽으로 경험을 확장했다.
돌아보면 2024년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많이 낸 해”라기보다,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쌓은 해였다. 그 기반은 크게 세 가지로 남았다.
- 프로덕트를 바라보는 감각
-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법
- 결국 사람이 우선이라는 확신
2) 프로덕트를 바라보는 감각: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는 것”
(1) 프로그라피에서 배운 것: 기능이 아니라 ‘문제’가 우선순위를 만든다
프로그라피에서는 “프로젝트를 한다”가 아니라 프로덕트를 만든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강하게 받았다. 실제 사용자층과 1:1 인터뷰를 진행하고, 백로그를 쌓고, 우선순위를 함께 산정하면서 ‘기능을 더하는 일’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일이 먼저라는 감각을 배웠다.
개발자로서 구현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전진시키는 결정은 결국 사용자/목표/우선순위에서 나온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했다. 동료 개발자에게 기술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큰 자산이었다.
(2) 1인 앱 ‘라디(Life Designer)’에서 더 선명해진 전환: “재미” → “입력 부담”이라는 실제 문제
라디는 “사용자의 목표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루틴 생성 및 실천을 돕는 앱”으로 출발했다. 목표 달성 앱이 많음에도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문제를 보면서, 나는 특히 두 가지를 원인으로 잡았다.
- 사용자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기 어려워한다
- 목표 달성을 위한 기록·설정 과정 자체가 번거롭다
초기에는 “기능과 재미”에 집중해 게이미케이션을 붙인 투두리스트 형태였다. 하지만 사용자를 만나고 나서 문제의 무게중심이 달랐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들은 ‘할 일을 체크’하는 것보다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를 어렵고 막막해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내가 선택한 해결 전략은 단순했다.
입력 부담을 최소화하고, 루틴 설계의 시작을 사용자가 아니라 시스템이 돕게 만들기.
- 버튼 중심 UI로 입력 부담을 낮추고
- 템플릿으로 “처음부터 작성”을 없애고
- 사용자가 입력한 목표를 기반으로 AI가 행동 리스트를 제안하고, 선택 결과로 루틴을 자동 구성하도록 했다.
기술적으로는 PM 겸 풀스택 개발자로서 클라이언트(Flutter)와 서버(Node.js/Express), DB(Prisma), 로컬 푸시 알림, OpenAI 연동까지 전반을 설계·구현했다. 특히 “삭제”를 단순히 없애는 동작으로 두지 않고 소프트 딜리트를 도입해 데이터가 남도록 설계했다. 목적은 명확했다. (1) 통계/기록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2) 루틴 생성 로직이 과거 데이터를 활용할 여지를 남기는 것.
라디는 플레이스토어/앱스토어에 출시했고(현재는 서버 비용 문제로 일시 중단), 경기 청년 갭이어 프로그램 2024에 선정되어 500만 원 규모의 예산 지원과 멘토링을 받았다. 교내 학술제 최우수상은 결과이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문제에 집중하면 제품이 달라진다”는 확신을 준 사건이었다.

3)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법: 운영은 ‘완벽함’이 아니라 ‘공유’에서 시작된다
'두런두런 동아리'를 운영하며 가장 크게 배운 건, 사람을 모아 함께 가게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사실이었다. 중간에 포기하거나 그만두는 일이 생겼을 때, 나는 “내가 운영을 못해서 그런가”라는 자책부터 했다.
그때 중요한 선택을 했다. 스스로에게만 채찍질하기보다 현재 상황을 동아리원들에게 솔직하게 공유하고 조언을 구했다. 예상치 못하게 돌아온 건 비난이 아니라 응원과 위로였다.
이 경험은 내가 ‘운영’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투명한 공유와 관계의 신뢰 위에서 굴러가는 것에 가깝다는 걸 알려줬다. 나는 최선을 다하되, 그럼에도 이뤄지지 않은 일에 대해 나를 과도하게 몰아붙이지 않기로 다짐했다.


4) 결국 사람이 우선이다: 커뮤니티는 목표와 문화로 움직인다
GDGoC를 만들고 1기 co-organizer로 활동하면서는 “사람이 모인 조직”을 움직이는 기준을 배웠다. 내가 가장 집중한 건 하나의 목표를 명확히 만드는 것이었다.
커뮤니티를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시작점”으로 정의하고, 그 목표를 중심으로 용어집을 만들고 CoC와 문화 규칙을 정리했다. 방향이 있어야 팀이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는 걸 믿었고, 실제로 그 기반 위에서 4개 이상의 행사를 열며 메시지를 내/외부에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올해의 장면 하나: “운영 리스크를 ‘지표’로 확인한 아이디어톤”
그중 IT 기획 캠프(아이디어톤)는 운영 측면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당일 1,390번 이상의 페이지 호출이 있었고, 모든 기능이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동작해 참가자들이 원활하게 아이디어톤을 진행할 수 있었다.
또한 교내 학술제 수상 및 교내 부서와 협업을 통해 아이디어톤 비용 지원까지 연결되며, “행사를 열었다”를 넘어 학교 내부와도 협업 가능한 형태로 운영 기반을 만든 경험이 됐다.
GDG의 밤(패널토의), GDG 해커톤 1박 2일(1000만원 가량 후원), 기타 GDG 세션(웹/게임/AI 등)까지 이어지면서, 커뮤니티 운영은 단순히 일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5) 2024년 변화 로그: 내가 바뀐 지점
올해의 경험들은 하나의 “대단한 성과”로 정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남은 변화가 있다.
- 제품 관점의 변화: “기능을 만들자” → “사용자가 막히는 지점을 정의하자”
- 운영 관점의 변화: “완벽하게 준비해야 한다” → “불확실성은 공유하고 신뢰를 만든다”
- 조직 관점의 변화: “행사를 잘 해내자” → “목표/문화가 팀을 움직이게 만든다”
그래서 2024년은 “결과를 증명한 해”가 아니라, 결과를 만들 수 있는 내가 되어간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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